1. 밤무대 가수, 수녀가 되다
리노의 밤무대 가수인 들로리스는 마피아 두목의 내연녀입니다. 선물 받은 모피 코트가 도저히 맘에 들지 않아 따지러 가다가 우연히 살인 행각을 목격합니다. 적당히 둘러대고 도망가려는 들로리스에게 결국 갱단이 붙게 됩니다. 어찌저찌 도망에 성공한 들로리스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고, 재판 전까지는 숨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녀를 샌프란시스코 성 캐더린 수녀원의 수녀로 위장하여 피신시킵니다.
그러나 자유분방한 생활에 익숙해진 들로리스는 수녀원의 절제된 삶을 적응하기가 불가능했고, 자꾸 나돌아다니는 들로레스가 원장 수녀는 영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들로리스는 건너편 술집으로 수녀복을 입은 채 들어가버렸고, 뭔가 봉사의 일종이라 생각한 동료 수녀들도 따라 들어가면서 큰 소란이 일어납니다. 그러다 원장 수녀에게 들킨 들로레스는 성가대로 임명받았고 조용히 노래만 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성가대의 노래실력은 그야말로 형편이 없습니다. 제각기 각자의 음역대로 중구난방으로 부르지 않나, 피아노를 치는 수녀님은 보청기 없이 들을 수 없지 않나, 지휘하시는 분도 맘대로 지휘하는 등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나름 전직 가수였던 들로리스는 조금만 조언을 해주고 싶었으나 도전이라 여긴 지휘 수녀에게 지휘봉을 건네 받게 됩니다. 결국 들로레스는 전체적인 조율을 해주어 처음으로 한 화음을 맞춰버립니다. 성가대는 들로레스의 지휘로 순조롭게 가는 듯 했습니다.
2. 수녀가 되어도 숨길 수 없는 음악적 끼
미사시간, 몇 안되는 신자들만 겨우 참석하는 설교 시간 이후, 들로레스의 성가대가 최초 데뷔하는 순간이 옵니다. 아카펠라로 부르는 완벽한 화음에 원장 수녀가 편안한 미소를 짓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찬송가는 뮤지컬 넘버가 되어 깜찍한 율동과 함께 다음 소절을 이어갑니다. 원장 수녀의 얼굴은 붉으락 푸르락 하지만, 노랫 소리를 듣고 온 일반 시민들을 본 신부님은 자연스럽게 성당으로 들어올 것을 유도합니다. 들로레스를 내보내고 싶어하는 원장 수녀와 달리 성당이 활기차서 마냥 좋은 신부님은 오로지 칭찬뿐입니다. 결국 이 특이한 찬송 봉사는 점점 유명해져서 예배 시간에 사람을 꽉 채울 정도로 인기와 화제를 몰고 오더니, 급기야는 교황마저 방문하게 되 버리는 상황까지 옵니다.
그러나 너무 인기를 끌다 보니 도리어 갱단의 눈에 띄게 되어 리노의 갱단은 들로리스를 잡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오게 됩니다. 결국 들로리스를 납치하는 데 성공한 갱단은 유유히 떠나고, 들로레스 없이는 찬송 공연을 할 수 없는 수녀님들은 우여곡절 끝에 그녀를 구하러 리노로 옵니다. 역사상 유래없는 수녀 대 갱단의 대결에서 수녀님들은 들로레스를 구해올 수 있을까요?
3. 종교는 일단 접고 노래부터 들어보세요
21세기에 우피 골드버그는 모르는 사람도 많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녀의 90년대 커리어를 보면 화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기 나온 시스터 액트, 그리고 후속작인 시스터 액트 2, 사랑과 영혼으로 알려진 영화 Ghost에서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역대 2번째 흑인 여배우이기도 합니다. 또한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손주를 둔 할머니이기도 합니다.
코미디 영화로도 훌륭한 이 영화는 미국 영화 협회가 2000년에 선정한 500편의 영화 목록 중 ‘가장 재미있는 미국 영화 100선’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7년 시스터액트 25주년으로 주역이었던 우피 골드버그와 그의 동료들이 다시 뭉쳐 기념하는 방송이 미국에 있었습니다. 그만큼 전 세계적은 물론 미국에서도 큰 영향을 준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으로 종교를 설파한다는 아이디어, 흑인 여배우 주연, 폭력적인 갱단을 슬랩스틱으로 웃기는 코미디, 그야말로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 드문 건강한 영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영화의 특징인 OST는 지금도 학교 합창대회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곡이라면 1편 맨 끝에 나온 I Will Follow Him. 2편 중간에 나온 Oh Happy Day, 2편 엔딩 롤에 나온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입니다. 이 두 곡은 영화 관람과 상관없이 듣는 순간 아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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