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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및 추천

브이 포 벤데타, 저항의 이미지를 확립하다

by 블루링스 202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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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for Vendetta (2005)

1. “기억하라, 기억하라, 11월 5일을”

영화의 배경은 영국으로, 미국을 넘어선 강대국이 되었고, 전 세계가 “혼돈의 시대” 에 빠졌을 때 유일하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국가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으로 억압적인 분위기가 깔려있고, 방송에서는 파시즘을 전파하는 시대입니다. 시민들은 방송이 엉터리라 생각하지만 달리 채널 선택의 여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11월 4일 늦은 11시, 방송국에 근무하는 이비는 통금을 어기고 같은 방송국 PD인 디트리히를 만나러 가다 ‘핑거맨’이라 불리는 비밀경찰에게 붙잡힙니다. 험한 일을 당하기 직전 마스크로 변장한 남자로부터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는 자신을 V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연주회에 참여해 달라고 이비에게 부탁합니다. 이비는 그와 함께 하고 오케스트라 음악과 함께 형사 재판소가 폭파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다음 날, 이비는 방송국에 온 다량의 택배상자에 어제 만난 남자의 가면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형사 재판소 폭파 사건으로 이비를 체포하기 위해 형사 핀치가 오고 있었고, 택배발송인인 V도 같이 오고 있었습니다. V는 방송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비상채널을 점령 후 영국의 모든 시청자들을 향해 연설을 시작합니다. V는 자신이 형사 재판소를 폭파했다고 말하며 나라가 이 꼴이 난 이유는 국민들의 무관심과 무대응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그는 나라를 바꾸고 싶다면 다음 해 11월 5일 의사당 앞으로 나오라는 말로 연설을 끝냅니다. 이비는 어떻게든 몰래 방송국을 나오려다 V와 경찰 형사가 대치한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V를 돕게 됩니다. V는 덕분에 경찰을 쉽게 제압하고 이비를 자신의 아지트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이비는 거사가 있을 11월 5일까지는 아지트를 나갈 수 없다는 통보를 V로부터 받게 됩니다.
이비는 V의 아지트에 있으면서 –아마도 금지된- 버터를 바른 토스트, 주크박스, 옛날 흑백 영화들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방송국 중요 인물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V의 정의와 조금씩 부딪칩니다. 이비는 V의 일을 도와주는 척 하면서 아지트를 빠져나가 방송국 PD의 집으로 도망칩니다. 피신 온 PD는 이비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지만 PD역시 V처럼 금지된 예술품과 문화 아이템을 소유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PD도 붙잡혀가게 되고 이비 역시 끌려가게 됩니다.
이비는 머리를 삭발당하고 독방에 수감됩니다. 그리고 V의 아지트와 정체를 밝히라고 고문합니다. 지옥 같은 수감생활을 겪던 이비는 어느 날 독방에서 휴지에 쓴 전 수감자의 메모를 읽게 됩니다. ‘발레리’라는 이름의 전 수감자는 여성 동성애자였으며 힘든 인생 속에서 발견한 사랑과 점점 험악해지는 사회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그리고 자신의 글을 읽은 사람이 무사히 나가서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글이었습니다. 이비는 이 작은 글 하나로 위안과 용기를 얻고 계속 무시무시한 고문을 견뎌가며 강해집니다. 사형집행일 당일에도 회유하는 정부의 말에 이비는 의지를 굳혔고 그녀는 사형이 아닌 자유를 얻게 됩니다.
이 상황은 모두 V가 만든 상황이었습니다. PD가 붙잡힌 이후 이비를 구해냈고, 그녀가 두려움 없이 살고 싶다는 말을 기억했던 V가 그녀를 정신적으로 몰아붙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비가 겪었던 일은 V가 이전에 겪었던 일이기도 하였던 것입니다. 이전의 이비는 도망갈 곳이 있어도 항상 두려워했지만, 이제 그녀는 갈 곳은 없어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약속된 11월 5일, V는 의사당을 폭파하기 위해 준비하던 중 비밀 경찰들과 전투 중에 치명상을 입게 되어 사망하게 되고 이비는 V의 의지를 이어받아 폭발물을 의사당을 보내게 되고 수많은 시민들이 의사당 앞에서 그 광경을 보게 됩니다.

2. 얼굴이 나오지 않지만 목소리가 다 한 배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둘입니다. 정신적으로 점점 강해져 자유로워지는 이비, 그리고 개인의 복수와 영국 사회의 전복 위해서 움직이는 V, 이 둘입니다. 이비 역의 나탈리 포트만의 실제 삭발도 화제가 되었지만, V 역할의 휴고 위빙 역시 액션과 더불어 목소리와 연기가 아주 호평이었습니다. 전작인 매트릭스에서도 특유의 말투가 워낙에 인터넷 밈으로도 유명했지만, 이 영화에서 휴고 위빙이 내뱉은 대사 하나하나가 굉장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에 자신을 드라마틱하게 소개하는 대사는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대사 역시 V를 특히 강조하는 단어들이 많아서 그런지 타이포그래피 영상의 소재가 될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3. 영화평

국내에서는 영화가 크게 흥행하지 않았습니다. 제작진 일부가 매트릭스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영화를 마치 매트릭스의 후속 또는 연장 식으로 광고를 했기 때문이죠.

해외에서는 충분히 성공했으나 원작 그래픽 노블의 작가 및 팬들은 원작과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일반 대중들에게는 좋은 평을 남겼습니다. 영화가 주는 화려한 볼거리와 배우의 열연이 그 이유였죠. 원작에서의 V는 아나키스트에 가까웠던 인물이지만, 영화를 통해서 오히려 독재정권에 맞서는 시민의 얼굴처럼 표현되었습니다. 그래서 세계 뉴스에서 정부의 탄압에 대해 시위하는 장면을 볼 때면 항상 V의 마스크를 발견하는 누군가가 항상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영화에 나온 마스크는 전혀 새로운 마스크가 아닙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가이 포크스라는 실존 인물에서 따온 것입니다. 가이 포크스는 영국 웨스트민스터 궁전을 폭파시키려다 실패한 사람으로 이 가면은 원래 테러리스트를 조롱하고 비웃는 의미였습니다. 영화가 그 의미를 전혀 뒤집어버리면서 이젠 혁명, 저항, 무정부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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