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배트맨, 어른들을 위한 동화

레고 배트맨 The Lego Batman Movie (2017)

범죄 없는 고담은 현실이 된다?

고담 상공을 날아가던 비행기가 조커에 의해 납치됩니다. 동시에, 다른 고담의 악당들이 조커의 지령에 따라 고담의 원자력 발전소를 점령하고 폭파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고담시장을 넘기라고 협박합니다. 고담에서 강력 범죄가 발생하자 경찰청장 고든은 평소에 하던 대로 배트 시그널 조명을 켭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명조차도 테러를 당해 신호를 보낼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이 악조건조차 배트맨은 현명하게 현장에 침투해 악당들과 싸웁니다. 모든 악당을 때려잡고 조커만 남은 상황, 그러나 원자로의 폭탄도 해제해야 하는 상황이죠. 배트맨은 조커를 무시하고 원자로의 폭탄을 해제하여 고담을 또다시 구합니다.
모두가 칭송하고 화려할 거라 생각한 배트맨의 일상은 쓸쓸하기 그지없습니다. 인공지능 컴퓨터로부터 밀린 메일 보고를 받고, 알프레드가 남겨놓은 랍스터를 데워먹고, 일렉 기타를 잠깐 매만지다가, 부모님사진 앞에서 서성일 뿐입니다. 알프레드는 그런 배트맨이 걱정되고 브루스 웨인으로 돌아와 경찰청장 은퇴 파티에 가라고 등을 떠밉니다.
파티에 참가한 브루스는 셀럽의 기분을 실컷 느낍니다. 오랜 팬이었던 고아 소년인 딕 그레이슨이 브루스를 발견하고 그에게 조언을 구한다며 따라다닙니다. 그러다 새로 부임된 새 경찰청장 바바라 고든을 보고 반해버리는 브루스는 자신도 모르게 딕에게 자신을 입양하겠냐는 질문에 yes라고 대답해버립니다.
바바라의 취임 연설이 한창이던 중 조커를 대장으로 한 악당 무리들이 들이닥칩니다. 바바라는 재빠르게 시장을 대피시키고 악당들과 대치합니다. 브루스 역시 배트맨으로 변신하고 전투를 준비합니다. 조커는 악당을 한 무리 데리고 오더니 갑자기 항복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데리고 온 모든 악당을 경찰에 넘겨버립니다. 한 순간에 고담의 모든 유명 악당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경찰에게 넘겨지고 이 공로는 바바라가 가지고 가게 됩니다. 그리고 배트맨은 한순간에 실업자 아닌 실업자가 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시장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음을 선언합니다. 배트맨은 과연 범죄 없는 고담에서 어떻게 될까요?

웨인이 입양하고 배트맨이 돌보고

순순히 자수한 조커와 그의 일당이 탐탁지 않은 배트맨은 경찰과의 공조를 거부하고 다시 혼자만의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를 걱정하는 알프레드는 자신의 삶을 찾고 입양아에게 관심을 주라고 하지만 배트맨은 들은 체 만 체 합니다. 결국 알프레드는 청소하는 척하며 배트 케이브로 딕을 들어가게 합니다. 딕을 맞닥뜨린 배트맨은 하는 수없이 딕의 기분을 맞춰주다가 결국 같이 출동하게 됩니다. 딕은 같이 가기를 주저하며 양아버지인 웨인의 허락을 맡지 못해 같이 못 간다는 말을 합니다. 이에 배트맨은 공동육아를 하기로 했으니 걱정 말라는 말로 그를 배트 제트기에 태워 갑니다.
그의 작전은 조커가 자수해서 감옥에 있는 것이 불안하니 우주 감옥인 팬텀존에 가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수퍼맨의 팬텀존 프로젝터를 훔치는 것이었습니다. 딕에게는 프로젝터를 훔치게 하고 본인은 주의를 끌기 위해 수퍼맨의 집인 고독의 요새에 갔지만 고독의 요새에는 수퍼히어로들의 파티로 배트맨에겐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습니다. 수월하게 프로젝터를 훔친 둘은 결국 감옥에 무력으로 침입하여 조커를 기어이 팬텀존으로 보내버립니다. 졸지에 배트맨과 딕은 범죄자가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조커가 확실히 도망갈 수 없는 우주 감옥에 갔으니 이제 고담은 완전히 안전해지는 걸까요?

배트맨 영화를 빠짐없이 봤다면 즐거울 수 밖에 없는 영화

레고 배트맨은 그 동안의 배트맨 영화에 대한 온갖 밈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배트맨이 소속되어 있는 DC코믹스의 히어로와 빌런도 한 가득 들어있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영화 매트릭스, 해리포터 시리즈, 킹콩, 그렘린, 위키드, 드라큘라 등에 출연한 악당들도 큰 몫을 합니다. 이는 워너 브라더스의 저작권 파워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즈니가 마블, 루카스아츠 등의 콘텐츠 회사를 매입한 이유도 다양한 방면의 저작권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워너 브라더스는 오랫동안 DC코믹스를 드라마, 영화, 애니매이션화 해왔고 또한 다양한 영화를 배급해왔기 때문에 충분히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레고 블록을 이용한 3D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아기자기하고 저폭력적이고 신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음악만 들어본다면 실사 배트맨 영화를 본다고 봐도 믿겨질 정도로 웅장합니다. 아무리 망가지고 웃음벨이 되는 배트맨이지만 오랫동안 DC를 먹여살린 캐릭터이기 때문에 존재감까지는 무시할 수 없고 오히려 든든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라기보단 배트맨의 팬들에게 보내는 헌정 영화라고 봐도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