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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및 추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쿨한 킬러라고 광고하지만 본질은 엄마

by 블루링스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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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 (2023) / NETFLIX

※ 이 리뷰는 영화 초반부의 내용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1. 세계관 최강자, 그 이름 길복순

대로 한복판, 온몸에 이레즈미 문신을 한 남자가 길바닥에서 막 잠에 깨고 있습니다. 신음소리는 한국어이지만 주로 말하는 건 일본어입니다. 그 순간 저 멀리서 하우스키퍼로 보이는 여자가 말을 겁니다. 서로 이런저런 실없는 대화를 하며 맞담배를 피고 있지만 사실 남자는 야쿠자 칼잡이이며 여자는 살인 청부업자입니다. 서로 날붙이를 부딪치며 노는 듯이 합을 맞추지만, 여자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무기를 총으로 바꾸어 남자를 마무리합니다. 중요한 건 살인이자 칼싸움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렇게 여자 길복순은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와 화분을 돌보고 집안일을 합니다. 그러다 빨랫감 사이에서 담배가 나온 걸 보게 됩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 담배를 들키고 아버지께 구타를 당하던 옛날 일을 생각하면서 딸에게 어떻게 대할까 고민해 봅니다. 하지만, 딸을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길복순은 타 회사 동업자들과도 스스럼없이 술자리를 가질 정도로 인맥도 나쁘지 않습니다. 살짝 몰래 만나는 남자도 있습니다. 부족할 것 없는 일이지만 딸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걸려 회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일을 그만 둘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A급 일 두 개가 주어지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해야 합니다. 그가 고른 일은 국내에서 하는 일이었고, 자기를 존경하는 후배까지 조수로 붙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폭풍이 불어오기 시작합니다.

청부살인은 성공시켜야 할 일이지, 정정당당한 스포츠가 아니다


2. "길복순"이란 영화가 특별한 것

넷플릭스에서 독점 스트리밍 중인 "길복순"은 개봉하자마자 전체 콘텐츠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였고, 현재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영어권에서는 더더욱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또한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온전한 전도연 님만의 영화입니다. 모든 사건과 인물들이 "길복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한, 전도연 님의 최초 액션 영화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 영화 이전 직전 작품이 TV 드라마인 "일타스캔들"인데 여기에서는 천진난만하고 밝은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입니다. 그 갭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일타스캔들"에서 전도연 님의 아역을 맡았던 배우 이연 님이 "길복순"에서는 후배 지망생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길복순"에 나오는 설경구 님과 황정민 님은 모두 전도연 님과 각각 다른 영화에서 남편으로 연기한 적이 있습니다. 황정민 님의 경우 전도연 님의 부탁으로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영화 초입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3. 영화를 보고 느낀 점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이 영화가 엄청 폼을 잡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리여리하지만 세계관 최강자 킬러 여성, 살짝 순정도 품고 있는 카리스마 수장, 청부살인을 엔터테인먼트 급으로 확장시킨 고급져 보이는 회사, 엄마와 딸 둘만 사는 집은 으리으리한 펜트하우스 급입니다. 이런 것 다 빼고 알맹이만 보면 '엄마와 사춘기 딸의 갈등'입니다. 여기에 엄마의 직장이 변수로 작용하긴 하지만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청부살인이 아니라 조금 비도덕적인 일을 했더라도 이야기가 크게 지장 받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장면답에 액션들도 많이 나왔는데, 액션 장들아 많이 있었습니다. 몇몇 액션은 유명 액션 영화를 연상케 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길복순이 미리 수를 읽고 나서 움직일 때 수를 읽는 장면이 실제인지 상상인지 구분할 수가 없어 본의 아니게 페이크를 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액션이 정신없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이며 세계관 최강자인 길복순과 조직의 수장 차민규 외의 다른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뭔가 답답합니다. 수장의 동생인 민희는 낙하산으로 들어오는 일 못하고 철없는 싸가지로 보이고, 길복순의 후배로 나오는 희성은 복순을 좋아하는 건지 질투하는 건지 찌질한 모습을 보여줄 뿐입니다. 아마도 이건 원래 캐릭터의 장치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짝 사족을 붙이자면, 이 영화는 처음에는 킬러 길복순으로 시작하다가 엄마 길복순으로 끝납니다. 애초에 가족의 이야기가 영화의 주제라면 주제에 맞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가족의 일원, 엄마 역할의 길복순보다 킬러 길복순의 정체성을 좀 더 강하게 끌고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옛날 영화인 에일리언도 그 주제는 모성애였고, 김혜수 님이 열연했던 '미옥'이란 영화도 결국 정체성은 '엄마'만이 남았었습니다. 길복순에게도 킬러가 부업이고 엄마가 주업이었습니다. 마케팅에서는 쿨한 킬러의 이미지를 팍팍 풍겼는데, 킬러 길복순의 카리스마를 끝까지 갖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도연 님의 팬이거나 설경구 님의 팬이라면 추천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황정민 님의 팬 역시 한 번은 보시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액션을 좋아하시거나 화면이 예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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