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아수라'를 연결하는 '짝패'

짝패 (The City of Violence / 2006)

※ 영화 초반의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16년 전에도 세상은 죽거나 나쁘거나 

친구 왕재가 부고를 듣고 형사 태수는 서울에서 고향 온성으로 내려옵니다. 장례식장에는 식장 비용을 전부 대 준 필호, 동생한테 맞고 살 정도로 변변찮은 동환, 그리고 그 동생 석환도 있습니다. 태수는 왕재가 어떻게 허망하게 갔는지 궁금해합니다. 필호의 말에 의하면, 가게에서 사고친 젊은 양아치들에게 칼부림을 당했다고 말합니다. 필호의 말로는 왕재가 아무리 전직 조폭하다가 새생활을 하더라도 나이가 들어 젊은 사람 여럿이 덤비는 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시원찮은 느낌에 태수는 직장인 서울 경찰서가 난리통임에도 불구하고 고향에 일주일 더 묵기로 결정합니다. 

같잖은 우정 같았지만 그래도 똘똘 뭉치고 다녔던 다섯명

태수, 석환, 필호, 동환, 왕재 이 다섯은 고등학교 때 같이 패거리 싸움하고 같이 웃기지도 않는 일도 겪고 저지르며 우정을 쌓던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삶을 살면서 서로의 길은 많이 멀어졌습니다. 석환은 제사 후 왕재를 죽인 범인들을 잡겠다고 설치고 태수 역시 사건이 마무리되길 원했습니다. 석환은 자기 나름대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캐고 태수는 본인의 노하우대로 정보를 수집합니다. 그런 둘을 필호는 말리고 싶지만 차마 말릴 수 없습니다. 

영화는 생각보다 떼싸움이 많습니다

한편, 태수는 시내 밤거리에서 비보잉하는 젊은이, 자전거타는 젊은이, 야구부, 하키부, 각 고등학교 일진들로부터 둘러쌓이게 됩니다. 한참을 싸우다 위기에 부딪치지만 중간에 석환이 끼어들게 되고 가까스로 도주할 수 있게 됩니다. 이후 둘은 같이 수사를 하며 단서와 진실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진실은 비릿하고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만듦새는 B급 영화, 개성은 특급 영화 

 

이 영화는 특이한 점이 많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빈티지한 느낌이 아주 가득합니다. 이 영화의 주연은 감독과 무술감독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온성'이라는 가상의 도시이지만, 실제 촬영지역은 청주, 제천, 대전, 조치원역입니다. 심지어 세종시와 조치원에 사는 분이라면 초반에 나오는 온성 기차역이 조치원역이고 현재도 그대로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지만 제일 사투리를 잘하는 배우는 청주 출신의 이범수 님입니다. 이범수님의 사투리 연기는 유튜브 쇼츠로도 돌아다닐 정도로 유명하죠.  

말하는 사람과 보이는 배경은 느긋하지만 영화는 끝을 달릴 수록 날이 점점 날카로워집니다. 영화는 액션 오로지 그 하나만 보고 달립니다. 시내 거리에서의 스트릿 갱싸움, 영화 마지막 판의 떼싸움 장면은 압권입니다. 다만, 영화를 이끌어야 할 두 주인공이 정극 장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고 영화 자체가 사운드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화면 컷이 자칫 너무 자주 바뀌어서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의 말 끝에만 '~유'를 붙이는 표준어 연기도 조금은 아쉽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죽은 왕재의 아내로 나오는 배우가 김서형 님입니다. 자주 나오시진 않지만 데뷔 초기 때의 청초한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짝패'의 큰 골격은 이전에 나온 영화 '친구'(2001)와 유사하고, 이 이후에 나온 영화 아수라(2016)와도 설정이나 내용적으로 많은 공통적인 면을 갖고 있습니다. 살짝 키치한 B급이지만 화려한 액션을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정두홍 감독의 액션이니 말입니다. 

 

영화 짝패는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 Wavve나 Netflix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AVVE'에서 짝패 감상하기

https://www.wavve.com/player/vod?programid=M_T60143G&autoplay=y

 

'NETFLIX'에서 짝패 감상하기

https://www.netflix.com/kr/title/70075274